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0.05.11 16:54 | 수정 2020.05.11 17:00
유기농 생리대라고 전체가 유기농 원료인 것은 아니다. 샘방지 날개 부분도 유기농 순면을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사진=오드리선 제공
오는 5월 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이다. 월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지난 2014년 독일에서 처음 제정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7년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 파동 이후 생리대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입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 업체들도 유기농 생리대를 앞다퉈 출시하면서 다양한 유기농 생리대가 등장했고, 2018년 ‘생리대 전 성분 표시제’가 시행됐다. 이와 함께 안전하며 자신에게 맞는 생리대를 찾는 ‘생리대 유목민’도 증가하고 있다. 생리대 유목민에서 벗어나 내게 맞는 제품에 정착하려면 생리통, 생리혈의 양, 피부 민감도, 생활패턴 등 자신의 생리 스타일에 잘 맞는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내게 맞는 유기농 생리대 고르는 법을 알아본다.
국제유기농협회 등 공인 인증 확인
생리대에서 나오는 유해화학물질은 피부 점막을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다. 이는 생리통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특히 사람의 생식기 부위는 팔 안쪽 피부 대비 42배의 흡수력을 지니고 있어 유해물질에 취약하다. 따라서 화학물질이 적게 들어간 '유기농 생리대'를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되는데, 유기농 생리대라고 모두 안전한 것은 아니다.
생리대 원료 생산·공정 과정 모두가 안전한 유기농·천연 제품인지 확인하는 게 좋다. 주로 커버나 흡수체에 사용되는 유기농 면의 경우 심사 기준이 높은 국제유기농협회(OCS), 국제유기농섬유기구(GOTS), 미국 농무부(UDSA) 등 세계적으로 공인된 인증 마크를 받은 제품을 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생리대 구성 요소 중 어디 부분까지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실제로 시중에 광고, 유통되는 유기농 생리대중에는 커버만 유기농 원료를 사용하고 주요 원료인 흡수체에 대한 부분을 알려주지 않거나 교묘히 숨기는 제품들이 있다. 샘방지 날개 부분도 PE복합섬유가 아닌 유기농 순면을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민감한 피부라면 ‘표백방식’도 체크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면 생리대 표백방식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면화나 펄프 소재는 생산과정에서 대부분 하얗게 만드는 표백 처리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는데, 염소표백은 처리공정이 쉽고 비용이 저렴해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돼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다른 유기물이 염소와 결합해 유독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퓨란과 같은 염소 화합물이 발생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최근에는 많은 기업들이 표백방식을 바꾸고 있다. 친환경 표백방식 중에서도 세계적인 친환경 기업들이 선호하는 가장 선진화된 표백방식은 완전무염소표백(TCF-Totally Chlorine Fee)이다. 일반적인 무염소표백에서 잔존할 가능성이 있는 염소계열 성분까지 완전히 차단한다. 생리대의 흡수체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표백처리한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즉, 제품의 일부분만 무표백을 하고 마치 전체가 무표백인 것처럼 광고하는 상품은 아닌지 살펴보자.
흡수체, 생리혈 양과 착용감 고려해 선택
일반적인 천연 또는 유기농 생리대 흡수체는 주로 고분자흡수체, 유기농 순면, 일반펄프, 천연압축펄프 등 4가지 종류가 사용된다. 고분자흡수체는 생리혈을 흡수하는 분말상태의 SAP(Super Absorbent Polymer)를 펄프 속에 넣은 것으로, 흡수력을 높여주고 생리대 두께는 얇게 만들 수 있지만 화학물질에 예민한 소비자들에게는 불만이 발생한다. 유기농 순면 흡수체는 착용감은 좋지만 흡수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유기농 순면 대신 천연압축펄프 흡수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압축 펄프는 면보다 흡수력이 뛰어나지만 착용감이 뻣뻣하다는 단점이 있으며, 국내 생산이 어려워 대부분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유기농 생리대를 고를 때는 먼저 원자재 성분을 살펴보고, 자신의 피부타입이나 생리양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트러블이 없고 생리량이 많다면 유기농 순면커버에 고분자흡수체를 사용한 유기농 생리대가 편리하고, 피부트러블이나 질건조증상이 있어 빠른 흡수력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라면 유기농 순면커버와 천연 흡수체를 사용한 유기농 생리대를 고르는 것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한편, 생리대는 생리혈 양과 상관없이 2~3시간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좋다. 생리대를 오래 착용하면 통풍이 잘 안돼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질 내막은 약산성을 유지해 세균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공기가 안 통하고 습하면 산도의 균형이 깨져 세균이 쉽게 침투한다. 이로 인해 질염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또 생리대에 피부가 쓸려 가려움증과 따가움이 심해지고 냄새가 날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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